<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광화문공동행동 농성 해소의 글>

 


함께 해주신 당신께 고맙습니다

5년의 농성을 딛고 더 멀리 나아갑시다

 

 

 

2012821일로부터 515일이 흘렀습니다

지난 5년 동안 우리는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자기준이 장애인과 가난한 이들을 억압한다는 것을 고발했습니다.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임을 알렸습니다. 수화언어법제정, 발달장애인법 제정,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을 함께 외쳐왔고, 장애인자립생활을 위한 장애인 수용시설 폐지를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1842, 우리는 손 꼭 잡고 달려 왔습니다

기자회견과 캠페인, 집회와 행진을 비롯해 95일간의 게릴라 선전전 그린라이트, 전국순회 차차차 투쟁단, 국회의사당과 청와대 앞 점거농성을 비롯해 <폐지당> 창당대회 까지 안 해 본 투쟁이 없습니다. 명절마다 차례상을 나누고, 크리스마스에는 캐롤을 부르며 광화문농성장은 단 하루도 쉬지 않고 달려왔습니다. 광화문공동행동에 함께 하고 있는 모든 이들의 힘으로 일구어낸 일입니다. 하루하루를 채운 모두가 자랑스럽습니다.

 

이제는 볼 수 없는 당신이 보고 싶습니다

농성을 시작한 이래 시간을 기억하는 또 다른 방식은 떠난 이들을 헤아리는 것이었습니다. 농성을 시작한 해 겨울 김주영님과 지우, 지훈님이 떠났고, 이듬해 의정부에 살던 기초생활수급자 박진영님이, 장성아, 장성희님과 김준혁님, 최종훈님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2014년 송파 세 모녀와 송국현님, 오지석님, 박홍구님이 떠났고, 2015년 이재진님, 2016년 박현님이, 2017년 박종필님이 떠났습니다. 광화문 농성장에 함께 했던 영정 한 분 한 분을 결코 잊지 않을 것입니다. 당신들과 함께 꾸었던 꿈을 현실로 만들어가겠습니다.

 

슬픔의 고비마다 함께 분노해준 이들이 있었습니다

슬픔에 꺾이지 않고, 분노에 무너지지 않은 것은 손 잡아준 이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광화문농성장을 바라보고 연대해 준 모두 정말 고맙습니다. 광화문 농성장을 통해 여러분을 만나 행복했고, 더 넓은 세상을 배웠습니다. 장애인 차별, 빈곤과 불평등을 철폐하는 날까지 함께 해주십시오.

 

투쟁은 우리의 일상이 되었지만, 우리의 승리는 세상의 일상을 바꿀 것입니다

우리는 오늘 광화문 농성을 마칩니다. 5년간의 농성 투쟁을 통해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자기준, 장애인 수용시설은 이제 없어져야 할 것임을 전 사회에 알렸고, 정부와 보건복지부가 위원회 구성을 통한 성실한 이행을 약속했습니다. 이제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이를 달성하는 과제가 우리 앞에 남아 있습니다. 5년간 투쟁은 우리의 일상이 되었지만, 우리의 승리는 세상의 모든 일상을 바꿀 것입니다. 농성은 끝나지만 싸움은 끝나지 않습니다. 5년의 성과를 딛고 더 멀리 나아가기 위해 손을 잡읍시다.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자기준, 장애인수용시설 완전 폐지를 위해 함께 투쟁합시다.

 

 

201795

광화문농성 1842,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폐지공동행동